"선생님, 저 친구가 또 이상한 소리 내요."
"왜 자꾸 킁킁거려요?"
"갑자기 몸을 흔들어요."
초등학교 교실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많고, 그런 불안이 틱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저 또한 그런 아이들을 만나면서 자주 고민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를 도와줄 수 있을까.
이 아이 마음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런 고민 속에서 보게 된 영화가 '프론트 오브 더 클래스'입니다.
영화는 단순한 성장 이야기라기보다, 교사로서의 시선을 바꾸고 마음을 새롭게 다잡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브래드라는 남자아이입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몸을 흔드는 증상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선생님들에게 혼이 나곤 합니다.
누구도 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브래드는 혼자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증상을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먼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합니다.
시험을 볼 때도, 발표를 할 때도,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합니다.
"저는 뚜렛 증후군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소리를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그의 그런 당당함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브래드는 결국 자신처럼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교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교단에 서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브래드가 학생들에게 자신이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고백하는 순간입니다.
아이들은 처음엔 놀라지만, 이내 그를 따뜻하게 받아들입니다.
브래드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고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아이들과 더 깊이 연결됩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교실 속에서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조용한 시간만 되면 킁킁거리는 아이,
긴장할수록 어깨를 들썩이는 아이,
시험이 다가오면 눈을 깜빡이거나 소리를 내는 아이들.
그동안은 그 행동만 보고, 조용히 하라고 하거나 산만하다고 생각했던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렇게 말하기 전에, 그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어떤 마음이니? 혹시 불안하거나 무서운 게 있니?"
틱은 고쳐야 할 행동이 아니라, 그 아이가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그 신호를 먼저 알아차리고 기다려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브래드가 교사가 되었을 때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틱은 저를 더 나은 선생님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 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교실에서도 분명 그런 아이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아이가 겪고 있는 세상은 누구보다 복잡하고 깊을 수 있습니다.
교사인 우리가 먼저 그 마음을 알아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아이들은 반드시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프론트 오브 더 클래스는 그런 믿음을 다시 품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틱 장애를 가진 아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가능성과 주변의 지지가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에게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꼭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통해 틱이 있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그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더 귀 기울이고,
그 아이의 마음을 읽어보려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교실 어딘가에서 혼자 틱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아이의 내면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될 것이며,
그 아이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지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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