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방관>을 본 건 올해 1월이었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보러 갔는데, 의외로 마음속에 오래 남는 영화가 되었어요.
불 속으로 뛰어드는 용기만을 그린 영화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보다 훨씬 깊은 이야기였어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헌신, 그건 분명 귀하고 소중한 일이죠.
하지만 영화는 그 헌신 뒤에 따라오는 무게와 책임도 함께 보여줍니다.
때로는 감정보다 더 중요한 ‘이성적 판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눈앞에 있는 사람을 당장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전체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 현실이 충돌합니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참 인상 깊었어요.
이건 단순히 누군가를 구하는 이야기라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눌러가며 더 큰 책임을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이렇게까지 많은 고민과 판단 위에 서 있는 일이라는 걸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타오르는 불보다 더 뜨겁고, 더 무서운 건
바로 그 안에서 내려야 하는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려웠어요.
그 잔잔한 여운이, 마음을 오래 붙잡고 있었거든요.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고, 누구의 박수도 받지 않지만
그저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뭉클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는 큰 소리로 울지 않아요.
대신 조용하게, 하지만 깊이 있게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였어요.
볼까 말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용기와 책임, 그리고 진짜 ‘의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 될 거예요.